Y2K 열풍에 전자기기 매출도 쑥
디카·헤드폰·캠코더 인기
Z세대(2000년대 초)가 엄마의 추억을 소환했다.
캠코더로 영상을 찍고,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며 엄정화 ‘몰라’ 뮤비 속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던 그 시절 감성이 다시 돌아왔다.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반 세기말의 트렌드를 뜻하는 Y2K 열풍이 한창이다.
Y2K는 패션뿐만 아닌 디지털 아날로그 기기도 부활시켰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편리함과 가벼움을 추구하던 Z세대에게 Y2K는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4세대 걸그룹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이브의 뉴진스가 ‘디토’(Ditto) 뮤직비디오에서 캠코더를 소품으로 활용했다. 이에 캠코더가 ‘뉴진스 디토 감성’으로 떠오르며 때아닌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Z세대의 아날로그 감성은 ‘디토 카메라’, ‘디토 필터’ 등 일명 ‘디토 감성’으로 불리며 카메라, 사진 필터, 캠코더 등을 중심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MZ세대가 애용하는 온라인 패션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가전⋅디지털 카테고리 수요가 급증했다.
올해 5월 에이블리의 가전⋅디지털 카테고리 상품 주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배가량(190%) 증가하고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즉석 사진기 브랜드인 ‘인스탁스’의 거래액은 직전 같은 대비 85%, 구매 고객 수는 50% 증가했다. 또 필름 카메라도 인기를 끌며 ‘코닥 필름 카메라’ 매출이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에이블리는 5월 ‘캠코더’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5배 , ‘레트로 카메라’는 20배(1970%),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5.5배(460%) 증가했다고 밝혔다.
Z세대의 추억을 남기는 방법에도 Y2K 트렌드가 스며든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1999년 헤드폰을 손으로 잡으며 ‘몰라’를 부르던 엄정화의 헤드폰도 단순 음향기기를 넘어 패션 소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펑퍼짐한 상·하의에 2000년대 유행하던 컬러 렌즈 선글라스를 끼고 에어팟 맥스로 음악을 듣는 2030의 모습은 이제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과거 헤드폰은 온라인 강의용, 게임용, 음악 감상용에 불과했다. 그러나 Z세대는 헤드폰을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해 패션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심지어 음악을 듣지 않아도 목에 걸쳐만 놓는 ‘헤드폰 코디’도 유행이다.
고객 검색량 빅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1~2월 기준 에이블리 내 ‘무선 헤드셋’ 검색량이 지난해 대비 무려 5배가량 증가했으며, ‘블루투스 헤드셋’(350%), ‘헤드폰’(130%) 등도 많이 검색된 것으로 분석됐다.
에이블리는 헤드폰의 인기와 헤드폰 코디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국내외 유명 음향기기 브랜드인 ‘JBL’, ‘소니’, ‘브리츠’, ‘아이리버’, ‘스카이’ 등을 대거 입점시켜 상품력을 강화하며 고객 구매 전환율 높였다.
에이블리는 Z세대를 휩쓴 ‘Y2K’ 트렌드가 일상으로 확대된 점을 성과의 주요 원동력으로 꼽았다. 패션, 뷰티뿐 아니라 라이프 카테고리에서도 스타일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귀 전체를 덮는 커다란 헤드폰으로 Y2K 감성을 뽐내는 이들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캠코더, 헤드폰과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작은 디지털카메라도 인기이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해상도가 신제품 출시마다 고성능으로 나옴에도 Z세대는 폰카가 아닌 디지털카메라를 ‘똑딱이’라 불리며 거울 속 자기 모습을 찍으며 디카를 놀잇거리로 변모시켰다.
이에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는 새 캠페인으로 디지털 셀피 화보를 선보였다. 미우미우의 2023 겨울·가을 화보에는 모델들이 한 손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든 채 자기 모습을 찍으며 과감하게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Z세대에게 세기말 유행했던 아이템들은 과거 세대의 전유물이 아닌 낯선 매력을 주는 새로운 트렌드 감성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