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하계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23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8일까지 16일간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됐던 이번 아시안게임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래 5년 만에 치러진다.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Heart to Heat, @Future)'를 슬로건으로 내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23일 오후 9시(한국시간)부터 항저우의 상징인 연꽃을 건물로 형상화한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저탄소 친환경 대회를 강조하고 있는 이번 대회는 개회식의 상징 불꽃놀이와 성화 점화를 디지털로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속한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의 영어 알파벳 약자 순서대로 각 나라 선수가 입장한다. 아프가니스탄(AFG)이 가장 먼저 식장에 들어서고, 복싱 방철미와 사격 박명원을 공동 기수로 앞세운 북한(DPRK)이 7번째로 입장한다.
구본길(펜싱)과 김서영(수영) 공동 기수와 100명의 우리나라 선수단은 태극기를 흔들며 16번째로 입장한다. 우리나라는 선수와 임원을 합쳐 역대 최다인 1천140명의 선수단을 내보내 금메달 50개 이상 수확과 종합 순위 3위를 목표로 도전에 나선다. 마지막 순서인 개최국 중국까지 40분 동안 선수단이 모두 입장하고 나면 시진핑 주석의 개회 선언, 45분간의 개막 공연이 이어진다.
전설의 육상 코치 쑨하이핑, 다이빙의 전설 궈징징 등 8명의 중국 스포츠 스타가 OCA 기를 운반하고, 남자 탁구 세계 1위 판전둥, 2020 도쿄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 왕순 등 6명이 마지막 성화 주자로 나서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본산을 자부하는 항저우는 이번 대회를 친환경·디지털·스마트 경기로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그간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해 온 불꽃놀이를 폐지한 대신 3차원 디지털 영상과 증강 현실(AR), 5세대 이동 통신 기술, 빅 데이터 등을 총동원한 최첨단 기술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온·오프라인을 아우른 성화 봉송, 온라인 전용 플랫폼을 통한 경기 관전도 새로운 시도다.
도쿄올림픽 불참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았던 북한도 5년 만에 국제무대에 복귀한다. 북한은 역도, 사격, 레슬링, 유도, 축구 등 종목에 185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첫날인 24일에는 근대5종 여자 개인과 단체전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이 기대된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은, 동메달을 땄던 김세희와 김선우가 이번에는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근대5종에선 올림픽 메달리스트 전웅태가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개인전 상위 3명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수영에선 24일 남자 자유형 100m에 황선우(20)가 출전한다. 황선우를 필두로 한국 수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역대 최다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전까지 최고 성적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거둔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7개다.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도 은메달을 땄던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3년 만에 단체전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신유빈과 전지희, 서효원이 나선 여자 탁구 대표팀은 앞선 예선 1, 2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하고 8강에 올랐다.
남자탁구 대표팀도 세계 '최강' 중국을 넘어 33년 만에 금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이밖에 이번 대회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세계적인 스타 '페이커' 이상혁을 필두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또한 13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바둑에서도 신진서·최정·박정환 9단 등을 앞세워 금메달 3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4일부터 항저우, 닝보, 원저우, 후저우, 사오싱, 진화 등 저장성 6개 도시 54개 경기장에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들어가며 10월 8일 폐막한다. 40개 종목, 61개 세부 종목에 걸린 금메달 481개를 놓고 45개 NOC에서 온 1만 2000명의 선수가 자신의 명예와 조국의 자존심을 걸고 출발선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