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주당 100만 원이 넘는 '황제주'에 등극하면서 유통주식수를 늘리기 위한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주당 가격이 높은 종목들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액면분할 등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동성 증가가 호재로 인식되면서 주가 상승효과를 노릴 수 있습니다.
현재 에코프로의 총 발행주식수는 2663만 주로 시총 10조 원 이상 상장사 중 가장 적습니다. 품절주라는 이미지로 프리미엄을 받을 수도 있지만 주식수가 너무 적으면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통주식수를 늘리는 조치로는 크게 액면분할과 무상증자가 있습니다. 액면분할은 주당 액면가를 낮추고 그 비율만큼 주식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현재 에코프로의 액면가는 500원인데 상법상 액면가는 100원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에코프로가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면 액면가 500원짜리 1주를 액면가 100원짜리 5주로 나누는 방식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 주식수는 지금보다 5배 증가한 1억 3315만 주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무상증자는 잉여자금을 자본금으로 전환하면서 그만큼 신주를 발행해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보통은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활용합니다.
무상증자를 위한 에코프로의 자금 여력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3분기말 기준 주식발행초과금은 8084억 원, 이익잉여금은 7808억 원입니다. 이 중 무상증자 재원으로 500억 원만 사용한다고 해도 액면가 500원 기준 1억 주의 신주를 발행할 수 있습니다. 1주당 3.75주의 무상 신주 지급이 가능한 것입니다.
주식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당 가격은 낮아집니다. 에코프로가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한다면 주당 가격은 현재 100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떨어집니다. 무상증자 역시 신주 발행 비율만큼 주가가 조정됩니다. 진입장벽이 낮아질 경우 개인 투자자의 수급 증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모두 주식수는 늘어나지만 기업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액면분할은 단순히 주식을 쪼개는 것이고 무상증자는 자본금 계정 안에서 자본을 재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실제로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 중에서는 일시적인 호재로 주가가 오르다가도 이후에 다시 원래 기업가치로 주가가 수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당 160만 원에 육박했던 롯데칠성의 경우 2019년 5월 1주를 1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했지만 현재 주가는 당시보다 25%가량 조정받은 상태고, 카카오 역시 2021년 4월 5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한 이후 한동안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으나 현재는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