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또는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면 한 번씩 호흡이 멈출 때가 있다. 일명 '스크린 무호흡증(screen apnea)'이라는 현상인데, 화면을 보는 동안 순간적으로 호흡이 옅어지거나 정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스크린 무호흡증은 공식 의학 명칭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실험을 통해 보고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스크린 보다가 순간 호흡 정지하는 현상
스크린 무호흡증은 2008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이었던 린다 스톤(Linda Stone)이 제시한 '이메일 무호흡증'의 확장 개념이다. 스톤은 자신이 노트북 앞에 앉아 이메일을 확인하는 동안 숨을 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지인 200여 명을 집으로 초대한 뒤 그들이 이메일을 확인하는 동안 심박수와 호흡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스톤은 참가자의 80%가 주기적으로 숨을 쉬지 않거나 호흡에 변동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스크린 무호흡증'이라 이름 붙여
스톤은 이 같은 현상을 '이메일 무호흡증'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후 이메일뿐만 아니라 화면 앞에서 무언가 작업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이 호흡장애를 경험한다는 걸 발견하면서 '스크린 무호흡증'으로 명칭을 바꿨다.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채플힐 정신의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스크린 무호흡증은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일종의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신경계가 어떤 종류의 자극을 받으면 위협인지 아닌지 판단한다고 한다. 이때 판단 과정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몸이 생리학적 변화를 시도하는데, 그것이 바로 호흡이 옅어지고 심장 박동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다.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를 접하는 등 갑작스러운 자극을 받을수록 우리 신체는 위협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
반사신경 반응을 가끔 겪는 것은 해롭지 않겠지만, 하루 종일 화면을 켜두면 신경계가 만성 위협 상태로 인식해 위험하다. 얕은 호흡이 몇 시간 동안 유지되면 스트레스받는 일이 없어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스탠포드 의과대학 스트레스 및 건강센터는 화면 앞에 앉은 채 움직임이 부족한 상태로 있는 것은 스크린 무호흡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장시간 스트레스가 높은 일을 한 사람들 사이에서 무호흡증이 발견됐다.
무호흡증 해소하는 3가지 방법 제시
첫째, 호흡을 인지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알람을 설정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소리를 내며 한숨을 크게 쉬면 호흡 패턴을 재정비할 수 있으며, 숨을 길게 내쉬는 것 또한 기분 전환에도 효과가 있다.
둘째, 큰 스크린 화면을 사용하는 것도 정신적 부담을 줄 수 있다. 우리 몸의 시신경계는 시야가 좁을수록 시야 외부의 모든 것을 차단하려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큰 화면을 사용해 좁은 화면에 온 신경을 집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호흡증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셋째, 휴식 시간에 정신적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휴대폰 메신저로 대화를 하면 피로가 쌓일 수 있어, 온전히 신경계가 경계를 풀 수 있게끔 음악 감상, 가벼운 산책 등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