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이래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 선승제) 우승을 달성했다.
텍사스는 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23 MLB WS 5차전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5-0으로 꺾었다.
MLB 월드시리즈...텍사스 우승
텍사스는 이번 시리즈 초반 1승 1패를 기록했다. 3~5차전을 연달아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1961년 워싱턴 세네터스로 창단한 텍사스는 62년 만에 창단 첫 우승을 이뤄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는 2년 연속 WS 진출했지만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경기에서 텍사스 선발 투수 네이선 이발디는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7회에서는 코리 시거의 안타를 시작으로 에반 카터의 2루타로 만들어 낸 무사 2, 3루 상황 속에서 미치 가버가 결승타를 치면서 선취점을 따냈다. 9회에서는 텍사스의 조시 정과 나다니엘 로우, 요나 하임이 연이어 안타를 쳐 3-0으로 앞서 갔고 마커스 시미언이 쐐기 2점 홈런을 쳐 승리했다.
WS 최우수선수상(MVP)은 텍사스의 주전 유격수 코리 시거가 수상했다.
시거는 이번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286와 3홈런 6타점 6득점 6안타, 출루율 0.375 OPS 1.137을 기록했다.
특히 시거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열린 월드시리즈 3~4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텍사스가 승리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시거는 이번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가동하며 매 시리즈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가장 부진한 시리즈의 OPS가 0.819에 달한다.
시거는 정규시즌에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OPS 1.013 등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자신의 두 번째 월드시리즈 MVP에까지 올랐다.
2020년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32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어 MVP를 차지했던 시거는 샌디 쿠팩스(LA 다저스,1963·1965년), 밥 깁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964·1967년), 레지 잭슨(뉴욕 양키스,1973·1977년) 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를 2회 수상한 4번째 선수가 됐다. 또한 내셔널리그(LA 다저스)와 아메리카리그(텍사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MVP를 가져간 것은 시거가 최초다.
왼손 불펜 투수 윌 스미스는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202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2023년 텍사스 등 서로 다른 세 팀에서 3년 연속 우승 반지를 끼는 행운의 사나이가 됐다.
텍사스의 결정은 신의 한 수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첫걸음은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의 명장 보치 감독의 선임이었다. 보치 감독은 텍사스의 첫 우승 도전이었던 2010년 월드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끌고 직접 준우승의 아픔을 안겨준 상대팀 감독이어서 그 인연에 관심이 모였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끌며 2010년, 2012년,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짝수해 신화'를 썼다.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로 최후의 승리자가 된 지도력은 텍사스에서도 빛났다. '99승 팀' 와일드카드 1위 탬파베이 레이스, '101승 팀'이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팀 볼티모어 오리올스, '디펜딩 챔피언'이자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차례로 스윕하고 월드시리즈까지 올라왔다. 특히 '7년 연속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또 다른 가을 강자 휴스턴마저 7차전 끝에 꺾으면서 '지면 떨어지는' 엘리미네이션 경기에서 6승 무패라는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도 시의적절하고 과감한 투수 교체로 애리조나의 흐름을 차단하면서 텍사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보치 감독은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등 맡은 팀마다 월드시리즈 무대에 올려놓은 메이저리그 최초의 감독으로서 통산 4회 우승으로 조 매카시, 케이시 스텡겔(7회), 코니 맥(5회) 다음으로 조 토레, 월터 알스턴(4회) 감독과 함께 월드시리즈 정상에 많이 선 감독이 됐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1961년 아메리칸리그 워싱턴 세네터스가 전신이다. 1972년 텍사스로 프랜차이즈를 옮겼다. 창단 이후 텍사스는 올해를 포함해 3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010, 2011년 2년 연속 진출한 바 있다. 텍사스의 전성기였다.
레인저스 출신 명예의 전당 회원은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와 투수 놀란 라이언이다. 앞으로 3루수 애드리언 벨트레도 회원이 될 전망이다. 활동 기간으로는 로드리게스가 1991~2002년, 2009년으로 가장 길다. 10년 이상을 활동한 원클럽맨은 없다. 로드리게스(7), 2루수 마이클 영(10), 감독 조니 오에츠(26), 3루수 벨트레(29), 투수 라이언(34) 등 5명이 등번호가 영구 결번이다.
월드시리즈 우승
텍사스의 우승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빅리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밀워키 브루어스, 시애틀 매리너스, 콜로라도 로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5개 팀만 남았다.
박찬호, 추신수, 등 우리나라 선수들이 뛴 구단으로 한국 팬에게도 익숙한 텍사스는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승제), 디비전시리즈(5전 3 승제), 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 승제)에 이어 월드시리즈까지 원정 경기에서만 11연승을 질주하며 이 부문 빅리그 최장 기록을 세우고 우승 반지를 끼었다. 텍사스는 또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 경기 연속 팀 홈런(16경기) 진기록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