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국민에게 지급하는 세금 포인트의 사용률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무용지물인 가운데, 쌓여있는 세금 포인트의 가치가 무려 9조 47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개인 및 법인납세자에게 부여된 세금 포인트는 95억 4000만 점에 이르지만 실제 사용된 포인트는 6600만 점으로 사용률이 0.69%에 불과했다.
납세자가 사용하지 않고 보유만 하고 있는 세금 포인트가 94억 7400만점인데,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9조 4740억 원이다. 세금 포인트 1점당 국립수목원 입장료 할인 가격이 1000원이라는 점을 화폐가치 환산에 활용한 결과다.
이를 개인과 법인납세자로 구분해서 보면, 개인납세자는 2022년까지 3664만명이 87억 1900만 점을 보유 중이며 법인납세자는 82만 명이 7억 5500만 점을 보유 중이다.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개인납세자는 1인당 평균 23만원, 법인 1개당 92만 원 정도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세금 포인트, 확인 방법과 사용처
세금 포인트 제도는 지난 2004년 세금납부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고 성실납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도입했다. 개인납세자의 경우 2004년 4월부터 도입해 종합소득세와 양도소득세, 근로소득세 등의 신고세금 10만 원당 1점을 준다. 법인에는 법인세 신고분에 부여하며, 2014년 3월부터 시행됐다.
개인납세자의 세금 포인트는 소멸하지 않는다. 법인은 5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최근 10년 동안 세금 포인트의 사용률이 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사용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사용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세금 포인트가 있는지 몰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우선 세금 포인트는 국세청 홈페이지 홈택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용처는 ▲납세담보 면제 ▲세금 포인트 온라인 할인쇼핑몰 ▲납세자세법교실 우선수강 ▲인천국제공항 비즈니스센터 이용 ▲소액체납 재산 매각 유예 ▲국립중앙박물관 관람료 할인 ▲국립세종수목원 및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입장료 할인 ▲한국무역보험공사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 등 8곳이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을 이용할 때 인천공항 내 모범납세자 전용 비즈니스센터를 세금 포인트 5점을 차감하고 이용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수목원 등의 관람료와 입장료도 할인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우수 제품 할인 쇼핑몰에서 구매금액 10만 원당 세금 포인트 1점을 차감하면 5% 할인된 금액으로 쇼핑을 할 수도 있다. 자영업자의 경우,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당장 현금이 없다면 납부 기한을 연장할 때 세금 포인트를 이용해 담보를 면제받을 수 있다. 보유한 세금 포인트 1점당 10만 원 담보가 면제된다.
국세청은 세금 포인트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