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운동선수의 우월적 유전자

by 마이네임피터 2023. 10. 10.
728x90
반응형
SMALL

 영국 스포츠 과학자 크레이그 샤프는 '위대한 운동선수는 생리적인 변종'이라고 했다.

그만큼 뛰어난 운동선수가 되는 데 유전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탁월한 운동선수 체질 따로 있다

핀란드 헬싱키대 연구진은 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메달을 7개나 딴 에로 멘티란 타 선수의 유전자를 분석해 '적혈구 생성 인자(erythropoietin·EPO)'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이 변이 덕분에 멘 티란 타는 적혈구 생성이 일반인보다 많았고, 산소를 운반하는 능력이 25~ 50% 높았다. 그로 인해 놀라운 육체적 힘을 갖게 됐다. 

스포츠 과학자들에 따르면 운동 능력과 관련된 유전자는 200개가 넘는데, '스포츠 유전자' 저자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타고난 재능과 연습 중 어느 것이 스포츠 능력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탁월한 운동선수가 되는 체질은 따로 있다'고 밝혔다.  물론 유전자가 운동선수의 절대적 성공 요건은 아니다. 뼈를 깎는 노력과 체계적인 훈련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꼽힌다. 엡스타인 또한 키가 크면 농구를 잘할 확률은 높지만, 키가 크다고 모두가 프로농구 선수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 선수가 어떤 유전 형질을 갖고 있는지 파악한다면 훈련에 적용해 운동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신경섬유가 운동에 적합한 근육 결정

스포츠에서 유전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근육인데, 근육은 몸을 움직이는 원동력일 뿐 아니라 사람을 구성하는 조직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근육은 수축 속도에 따라 '지근'과 '속근'으로 구분하고, 지근은 지구력이 좋지만 수축 속도가 느리고, 속근은 아주 빠르게 수축하지만 지구력이 부족하다.
지근은 유산소 운동에 적합하다. 모세혈관이 촘촘하고, 지구력을 증가시키는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속근은 순간적인 동작에 유리한데,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도 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다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거리 선수의 근육은 대부분 속근으로 이뤄져 있고, 장거리 선수의 근육은 약 90%가 지근이다.
근육의 성격을 결정하는 것은 신경섬유인데, 근육 다발에 어떤 신경섬유가 꽂혀 있는지에 따라 지근인지 속근인지 결정된다. 

 


단거리·장거리 육상 선수 유전자 달라

 속근이 많은 단거리 선수의 스피드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무엇인지,  호주 시드니 웨스트미드어린이병원 신경근육연구소 캐서린 노스 박사는 골격근에 관여하는 유전자 'ACTN3'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에는 RR형, RX형, XX형 염색체가 있다. RR형이 많고 XX형이 적을수록 단거리에 유리한데, R형은 폭발적인 속도와 힘을 내는 데 도움이 되는 '근섬유 형성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단거리 선수 95%는 한 개 이상이 R형인 유전자를 갖고 있고, 50%는 X형을 갖고 있다. 반면 장거리 선수는 76%만 한 개 이상 R형을 갖고 있고, 대신 69%가 X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유럽과 아시아인은 XX형이 50%, 육상에 강한 아프리카인은 15%만 XX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영국 런던대는 지구력과 관련된 유전자 'ACE'를 발견해 1998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유전자는 II, ID, DD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극한의 지구력을 가진 산악 등반가들은 II형이 DD형보다 5배쯤 많았다. 남자 육상 장거리 종목을 휩쓸고 있는 케냐 선수들도 거의 II형 유전자를 가졌다.
 흑인들이 단거리 육상 경기, 멀리뛰기, 농구 같은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를 힘줄 세포 속 'E756del' 유전자 변이에서 찾았다. 유전자 변이가 힘줄을 강화해 슈퍼맨처럼 '빠르고 강하게' 힘을 발휘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한국인 유전자, 격투기 종목에 유리

그렇다면 체구가 작은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떤 종목에 유리한 유전자를 가졌을까요. 인하대 스포츠과학과 박동호 교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운동 능력과 관련한 세로토닌(5-HTT 유전자)을 연구해 우리 선수들은 공격성이 요구되는 격투기 종목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5-HTT 유전자의 유형에는 S형과 L형이 있는데, SS형은 공격성이 강한 사람에게, LL형은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많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도나 레슬링, 권투 같은 격투기 종목에서 메달을 많이 따는 건 외국 선수들보다 SS형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운동선수의 '유전자 조작'이 새로운 도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근육을 만드는 유전자를 세포에 주입하면 근력이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 능력은 수많은 유전자가 상호작용해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유전자 한두 개로 결론을 내리는 건 금물이다. 스포츠 영웅은 타고난 재능에 피나는 노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