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 개최를 사실상 확정 지었다.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노력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와 대형 스포츠 행사로 인권 탄압 등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를 감추려 한다는 우려가 엇갈린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은 2034 월드컵 개최 의향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날인 이날 사우디만이 유치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애초 사우디와 2034 월드컵 개최권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던 호주는 유치 의사를 막판에 접었다.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가 확정되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중동에서 열리는 두 번째 월드컵이 된다.
최종 개최지는 2024년 4분기 피파 총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빈 살만 또 해냈다... 2034 월드컵 개최
사우디는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주니오르를 자국 축구리그에 영입하는 데만 각각 시즌당 2억 유로(약 2900억 원), 1억 5000만 유로(약 2100억 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지난 2년간 스포츠에 투자한 돈이 최소 63억 달러(약 8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석유 중심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문화·관광 등으로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빈 살만 왕세자가 이 같은 투자를 주도했다. 특히 국제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면 인프라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빈 살만 왕세자의 그간 개혁 성과를 국제 사회에 홍보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우디는 이번 월드컵 유치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34 월드컵 개최는 전 세계 스포츠 선도국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국가 변혁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다만 월드컵 개최가 여성·인권 탄압으로 인한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스포츠 워싱’에 악용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피파는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카타르의 여성·성소수자 차별, 이주노동자 학대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빈 살만 또 해냈다...못 하는 게 없네
한편, 사우디 수도 리야드는 2030년 세계엑스포 개최를 놓고 우리나라 부산과 이탈리아 로마의 3파전으로 경쟁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오데사는 후보에서 빠졌다.
사우디는 막강한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나섰다.
2030 세계엑스포 개최지는 올해 11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179개 회원국 대표들의 익명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