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에도 주택 공급 부족으로 4분기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4분기 부동산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4%가 ‘연말까지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보합’과 ‘하락’은 각각 32%, 14%였다. ‘집값이 언제까지 오를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의 38.9%가 ‘내년 상반기’라고 대답했다. 집값 상승 원인으로는 ‘착공·인허가 물량 감소’(57.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전셋값 전망에서도 전문가의 65%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 응답자의 64.6%는 ‘신규 입주 물량 감소’를 이유로 꼽았다.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금리 동향’(44%), ‘세금과 분양 규제 완화’(17%)를 많이 꼽았다. 전문가의 92%는 이번 주택공급 대책이 ‘공급 절벽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 추가 완화’(22.9%)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정상화’(18.8%)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올해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는 100명 중 59명(중복 답변)이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꼽았다.
올 하반기 청약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전셋값 역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후에도 부동산 매매와 전세 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올 들어 인허가가 급감해 향후 2~3년간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만큼 매매와 전세를 가리지 않고 새 아파트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이 내 집 마련을 서두르라고 조언한 것도 같은 이유다.
전셋값 하락세 멈춘다
부동산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5%는 ‘4분기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보합’(27%)을 점친 응답자를 포함하면 전체의 92%가 전셋값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매가 상승’(54%) 응답자보다 더 많은 전문가가 전셋값 강세를 점쳤다.
‘전셋값 상승’ 응답자의 64.6%는 신규 입주 물량 감소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월세 상승세’(13.8%), ‘금리 인하 기대감’(7.7%), ‘임대사업자 전세 보증 공급 축소’(3.1%) 등이 뒤를 이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입주, 착공, 인허가 물량 급감으로 역전세(계약 당시보다 전셋값 하락) 이슈는 7월에 끝났다”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오르는 게 일관된 현상이며 앞으로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시행할 대책으로는 ‘민간 임대사업자 제도 활성화’(41%), ‘임대차법 개정 또는 폐지’(29%), ‘공공임대 물량 확대’(18%) 등이 제시됐다.
추석 연휴 이후 매매가도 공급 절벽에 따른 상승세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집값 상승’을 점친 전문가의 38.9%는 ‘내년 상반기까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까지’라는 응답은 27.8%, ‘내년 하반기까지’는 22.2%였다.
내 집 마련 적기에 대해선 응답자의 51%가 ‘연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는 각각 14%를 차지했다. ‘당분간 주택 구매를 보류하라’는 의견도 19%였다.
유망 투자 지역은 ‘강남 3구’
유망 투자 지역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꼽은 전문가가 100명 중 45명(중복 선택 가능)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비강남권 인기 주거지인마포·용산·성동구가 40명이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이 과열과 위축을 겪었지만 결국 서울 강남권과 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 주거지로 매수세가 회귀하는 모양새다.
경기 분당, 일산, 평촌 등 리모델링 개발 호재가 있는 1기 신도시를 꼽은 전문가도 19명 있었다. 반면 서울 강북 지역과 지방을 꼽은 사람은 각각 8명, 1명에 불과했다.
‘10년 내 가장 주목받게 될 부촌’으로는 응답자의 57%가 강남구 압구정동을 골랐다. 다음으로는 용산구 한남동과 서초구 반포·잠원동이 각각 12%로 집계됐다. 한남동은 미래 가치가 뛰어난 지역으로 자산가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재건축 추진이 본격화한 영등포구 여의도는 7%의 지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