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13㎏ 감량 비만치료제 노보 노디스크 제약 '위고비'
"뇌졸중. 심근경색도 예방" 하룻밤새 시총 80조 증가
다국적 제약사 2곳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시가총액(시총)이 하룻밤 새 80조 원 이상 늘었다. 노보노디스크는 자사의 비만약이 뇌졸중·심근경색도 예방할 수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시장이 뜨겁게 반응하며 회사 주가를 17.23% 띄웠다. 일라이릴리는 기대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체중 감량 효과로 유명한 '마운자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1배나 뛰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노보노디스크 주가 급등 원인은 자사의 당뇨·비만약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새로운 임상 결과 발표다. 위고비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약물로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 살 빼는 약으로 유명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13㎏ 다이어트 비결로 위고비를 지목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번에 발표된 임상 시험은 비만이지만 당뇨병은 없는 45세 이상 성인 1만 76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18년부터 5년간 진행된 임상 3상 시험이다. 참여자에게 위고비 또는 플라세보(위약)를 먹인 뒤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발생 빈도를 추적·관찰했다.
시험 결과, 위고비를 복용한 그룹이 위약을 먹은 환자군보다 심혈관 질환에 20% 덜 걸렸다. 다이어트 약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놀라운 내용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말 세부 임상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당뇨와 비만을 넘어 심혈관 질환 예방으로 새로운 적응증 확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시장은 노보노디스크 주가와 시총을 끌어올리며 뜨겁게 반응했다. 특히 GLP-1 계열 약물의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이 열렸다는 게 이번 임상 시험의 가장 큰 의미다.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다이어트 약물은 현재 미국에서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체중 감량이 아니라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약물이라면 건강보험에 진입할 명분이 있다.
최근 머스크는 체중을 30파운드(약 13.6㎏) 감량해 화제를 모았는데 머스크가 자신의 체중 감량 비결로 꼽았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국내 상륙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을 생산하는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프리필드펜(이하 위고비)의 국내 허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출시는 내년 상반기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라이릴리 실적 발표... 주가 상승
일라이릴리도 직접 개발한 비만·당뇨 치료제 덕분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이날 일라이릴리는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자사 제품인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폭발적인 인기가 실적을 견인했다.
일라이릴리의 2분기 매출은 83억 12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64억 8800만 원) 대비 28% 증가했다. 주요 제품 중에서 마운자로가 9억 797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인 1600만 달러에서 무려 61배나 증가했다. 마운자로는 출시 1년 만에 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 10억 달러 이상부터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정의하는 걸 고려하면 대단한 성장세다.
실적이 공개되자 일라이릴리 주가가 18% 오르면서 장중 한때 회사 시총이 100조 원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이후 조정을 받아 회사 주가는 전날 대비 14.87% 오른 521.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회사 시총은 4310억 달러에서 641억 달러(약 84조 4000억 원)가 늘어나 4951억 달러를 기록했다.
마운자로 역시 위고비와 같은 GLP-1 계열 약물이다. 아직은 당뇨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지만 곧 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을 예정이다. 마운자로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아 국내에도 도입됐다.
글로벌 제약사 2곳의 약진을 두고 업계에서는 "바야흐로 GLP-1 계열 신약의 시대가 왔다"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