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도입 이후 시민 부담 12.6억 원↓
만족도 90% 달성…“이용 연장 등 방안 모색”
서울시가 지하철에 10분 이내 다시 타면 요금을 추가로 내지 않도록 한 결과 한 달간 100만여 명이 12억 6000만여 원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서울시 공무원들이 일상 속 시민불편 해소 아이디어를 직접 발굴해 정책으로 제안하는 ‘창의행정 1호’였다.
시는 지난 7월 1일부터 시가 관할하는 지하철 구간에서 이런 제도를 시행했다. 적용 구간은 서울 2‧5‧8‧9호선 전 구간과 1호선 서울~청량리역, 3호선 지축역~오금역, 4호선 진접역~남태령역, 6호선 응암역~봉화산역, 7호선 장암역~온수역이다.
지하철 10분 내 재승차 제도는 지하철 이용자가 목적지를 지나치거나 화장실 등 긴급용무가 있을 때 10분 내 재승차하면 기본운임을 부과하지 않고 환승을 1회 적용해 주는 제도다. 이는 요금 환불 및 제도개선 등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종전에는 열차에 탔다가 반대방향으로 다시 가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면 기본요금(1250원)을 또 내야 했다. 화장실 이용 등 급한 용무로 개찰구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 10분 이내 승강장으로 다시 오면 요금을 추가로 내지 않도록 했다. 열차에서 내린 역과 같은 역에서 10분 내 다시 타면 1번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차 거리에 비례한 추가 요금만 발생하고, 선‧후불 교통카드를 사용할 때만 적용된다.
시행 한 달간 100만 명 이용
서울시가 지난 7월 이용 데이터를 분석하니 100만 7450명이 ‘10분 내 재탑승’ 제도를 이용했다. 여기에 기본요금 1250원을 적용하면 약 12억 6000만 원의 요금 부담을 덜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기준 10분 내 다시 열차에 탑승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2만 8000명에 달했다. 제도 시행 이후에는 하루 평균 3만 2000명으로, 3월보다 16%가량 증가했다. 요일별로는 월요일 3만 1169건, 화요일 2만 4156건, 수요일 2만 5782건, 목요일 2만 6614건, 금요일 3만 56건, 토요일 3만 6331건, 일요일 2만 7383건이다.
평일엔 출퇴근 등 이유로 고정된 구간을 다니기 때문에 10분 이내 다시 타는 경우가 적은데 주말엔 나들이 등에 따른 초행길 구간을 이용할 때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민 2600여 명 중 90% ‘만족’
서울시는 온라인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을 통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8일까지 제도에 대한 시민 의견을 물었다. 참가자 2643명 가운데 89.9%(2377명)가 '매우 만족' 또는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 시민은 “지하철역 관계자가 호출을 받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교통카드를 찍고 반대편으로 넘어갔는데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반면 ‘열차를 잘못 탄 건 개인의 실수인데 제도로 도울 필요가 있는가’ ‘재정적 부담이 더해질 것 같다’는 등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재탑승 적용 시간을 더 늘려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적용시간 연장이 필요하단 의견 464건 중 141건이 ‘15분으로 연장해 달라’고 했다. 20분(109건), 30분(57건) 연장 의견도 있었다. 경기나 인천 등 수도권 다른 구간으로도 제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은 106건이었다. 서울시는 각 지자체와 협의해 적용구간 확대 등을 지속해서 검토할 계획이다.